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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저널] 거제'코로나19'방역 선봉, 대우병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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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병원 작성일21-03-26 14:13 조회29,1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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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거제 '코로나19' 방역 선봉, 대우병원을 가다

지난 2월 거제·통영·고성 유일 '코로나19 자체검사시행 의료기관' 자격 취득..재도약 계기로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1.03.2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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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온통 세상을 휘젓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영민(英敏)하다는 인류가 눈에 보이지도 않은 바이러스 때문에 1년 넘게 쩔쩔매는 중이다. 겨우 백신을 만들어 이제서야 접종에 들어가긴 했지만. 글쎄...

코로나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쓰러지고, 아프고, 죽고, 망했던가. 어느 유명가수의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라는 노래 가사는 절묘하게 이를 빗댔다. 코로나는 우리의 모든 상식을 뛰어넘었고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경험케 하고 있다.

38년 전 장승거리 땅끝 두모(杜母)마을 언덕배기에 터를 잡은 대우병원. 이 오래된 병원이 요즘 '코로나19'로 생기가 돌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는 엄혹한 현실에 웬 소리냐고?

대우병원은 옛 그룹 일원이었던 대우조선해양의 눈부신 번성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조선 불황처럼 지난 몇년사이 이상할 정도로 침체의 늪에 빠져 있었다.

이랬던 대우병원이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거제지역 코로나19 3차 확산기에 선별진료소를 중심으로 상종가를 치고 있다. 지난 19일 하룻동안 약 3000명 등 11일 만에 무려 1만3000여 명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까지 마쳤다. 1인당 검사비가 8만 원 내외라니 계산이 바로 나온다.

병원 개원 이래 이토록 짧은 기간에 이 정도로 많은 시민이 한꺼번에 몰린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종합병원도 두 곳이나 있는데 왜 유독 이 병원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많은 이가 몰릴까.

조선아 감염관리실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지난해 9월 불거진 울산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의 연쇄 집단감염 사태를 허투루 보아 넘기지 않았다. 결코 바라진 않았지만, 언젠가 대우조선해양에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하지만 미래의 불확실하고 가늠조차 하기 힘든 상황을 섣불리 가정해 고액의 진단검사장비를 마련하고 전문인력 교육에 나서는 게 쉬운일이 아니었다. 경영을 책임진 재단 측도 만만치 않았다. 수십 차례 보고와 미팅을 통해 서로의 진심이 통했다. 물론 일각에선 무모하다거나, 너무 나댄다는 핀잔과 지적은 당연했다.

축적된 경험도 한 몫했다. 지난해 거제 첫 코로나 확진자를 검체 채취 후 자가격리시키고 외부기관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결과가 나오기까지 거의 이틀이나 걸렸다. 조 실장 등은 애타는 검사자들의 시간적·공간적 소외감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직접 찾기로 했다.

한동안 내부적인 논란과 우려를 극복하고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자체검사 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 전문검사 교육을 이수한 조 실장과 전담 검사요원을 배치하고, 대당 8천만 원 상당의 최신 유전자증폭검사(PCR) 장비를 6대나 들여왔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로부터 4년 연속 우수검사실 인증을 받은 검사기관이라는 자부심과 그동안 닦아온 실력을 바탕으로 전문인력과 시설을 확충해 질병관리청이 시행한 자격 검증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했다. 마침내 지난 2월 ‘코로나19 자체 검사시행 의료기관’ 자격을 취득해 분자진단검사실이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판단은 적중했다.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불안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이 병원 임직원의 노력은 예기치 않게 찾아온 코로나19 3차 확산기에 빛이 났다. 단순 검체 채취에서 벗어나 진단 검사까지 4시간 만에 이뤄지는 획기적인 결과가 나오면서 단박에 조선소를 비롯한 시민들의 입소문을 타게 된 것이다.<거제저널 2월9일 보도>

현재 분자진단검사실에는 4명의 전문요원과 10여 명의 보조요원이 힘을 보태고 있다. 검사자가 한꺼번에 많이 몰린 지난 며칠 사이에는 직원 50여 명도 팔을 걷어붙이고 이들을 도왔다. 최근 진단검사 장비도 추가로 확충했다.

너무 많은 검사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한때 검사시간이 다소 지체된 적도 있다. 하지만 조 실장을 비롯한 검사요원들은 아무리 늦어도 검사 다음날 출근시간 전까지 대상자에게 결과를 통보할 정도로 며칠간 날밤을 새우기도 했다.

이런 대우병원의 역할에 대해 거제시 보건소도 기꺼이 공감하고 있다. 한 방역관계자는 "자체검사 의료기관으로 지정되기까지 상당한 재정과 전문인력 등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라면서 "이번 3차 확산기에 대우병원의 빠르고 정확한 진단검사를 통한 코로나 협업은 최고였다"고 높이 평가했다.

실제, 확진자가 다녀간 거제시의회를 비롯해 일선 주민센터 3곳에서 시의원과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주간에 모두 대우병원 선별진료소로 달려가 검사를 거쳐 저녁에 음성 판정을 받고 다음날 곧바로 업무에 복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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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실에서 진대호 원장과 조선아 감염관리실장을 만났다>

이와 함께 대우병원은 올해부터 모자협력을 통해 오랫동안 협진해 오는 아주대학교 병원의 우수한 교수진의 지원을 받아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진료를 활성화하고 있다.

정형외과 영역의 관절내시경 및 어깨관절치료와 신경외과 영역의 척추시술 등을 굳이 부산 등지의 대학병원을 가지 않아도 될만큼 의료환경을 대폭 보강했다. 뿐만 아니라 관내 최초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해 입원환자들이 보다 편안하게 입원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 24일 오후, 선별진료소에는 평소에 북적거리던 검사 행렬은 수십 명에 불과할 정도로 다소 한산했다. 다만, 선별진료소 곳곳에 빽빽이 둘러쳐진 대기 줄과 각종 안내판이 엄청난 검사 인파로 뒤덮혀 극도의 긴장감을 더해 주던 당시를 떠올리게 했다.

분위기도 달랐다. 병원 전체에 생기가 도는 듯했다. 만나는 직원들도 저마다 밝은 표정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며 제 일을 찾아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안내를 맡은 윤상준 원무팀장(전 대외협력팀장)은 상기된 모습으로 최근 병원의 변화에 대해 한참이나 열을 올렸다.

결국 대우병원의 기회는 기적처럼 찾아온 게 아니었다. 고민하고, 때론 갈등하고, 아픔을 겪으면서 서로 머리를 맞댄 끝에 얻은 값진 결실이었다.

앞으로 대우병원 450여 명의 임직원들이 기존의 관념과 틀을 깨고 어떻게 변화를 시도하는지, 또 그런 변화를 통해 '건강한 시민, 희망찬 거제, 대우병원이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기대를 갖고 지켜 볼 일이다.

병원 앞뜰에 벚꽃과 개나리가 꽃망울을 활짝 터트렸다. 대우병원에도 환한 봄이 찾아왔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병원장실에서 진대호 신임 병원장과 '코로나19' 방역 선봉장 조선아 감염관리실장을 함께 만났다. 이들은 각 8년과 10년째 재직 중인 대우병원 지킴이 의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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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일 제9대 진대호 대우병원장이 새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이렇게 강조했다. "지난 38년의 세월속에 꾸준히 성장하면서 지역 대표병원으로 묵묵히 소임을 다해 왔지만 시대는 우리 병원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시민들로부터 시스템이 선진화된 병원, 구성원 모두 친절과 사명감이 배어 있는 병원, 믿음직한 의료시설과 의료진으로 시민의 건강을 굳건히 지켜줄 수 있는 든든한 병원을 요구받고 있다"고.

신임 병원장으로서 최근 몇 년간 대우병원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는 안팎의 시각이 있는데

- 다른 병원의 공격적인 마케팅나 홍보 등 대내외적인 여러 사정으로 겹치면서 다소 침체기로 보여질 수 있으나 실제 우리 병원의 지난 역사가 그러했고, 현재 임상과장들과 모든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새 모습으로 변화하기 위한 준비기간으로 생각한다.

시민들의 인식이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 우선 고현·장평에 비해 조선경기 불황으로 장승포·능포지역의 인구 이탈이 많았다. 또 누구라도 마음먹고 찾을 수 있는 믿음직한 병원이 사실상 못됐다. 물론 그중에는 좋은 의료진 문제도 포함돼 있다. 그래서 이번에 아주대병원의 기존 협진 교수진에다, 9명의 유명한 의료진을 대폭 보강했다. 조금만 기다려 주면 시민들의 인식도 분명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 어떤 병원으로 만들 것인가?

- 미국 자료지만,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을 보면 첫째 병원에서 진료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입소문이 41%, 그 다음이 의료진 수준 21%, 세 번째는 병원에 대한 평판 20%였고, 마지막으로 접근성이었다. 그러나 접근성은 앞서 세 가지를 충족하면 거의 문제가 안됐다. 제가 앞으로 만들고 싶은 대우병원의 기준으로 삼고 싶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기꺼이 믿고 찾아올 수 있는 병원, 그런 대우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프로필) 조선대 의대 졸, 서울적십자병원 인턴, 내과 레지던트 수료, 대한내과학회·위,대장내시경학회 정회원, 국제공인 노르웨지안 검진자격 인정의 / 2013년 4월1일 대우병원 입사, 교육연구부장, 건강증진센터 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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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아 감염관리실장>

'코로나19 자체검사 의료기관' 지정에 일등공신으로 알고 있는데.

- 내세울 건 아니다. 병원 가족 모두가 함께 고생하고 동참했다.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재단측에서 고가의 진단검사장비를 마련해주고 부족한 제 소견을 받아들인 점에 대해 감사드린다. 요즘 많이 힘들어도 큰 보람을 느낀다. (조 실장은 이 말 끝에 감정이 북받친 듯 눈가가 촉촉해졌다) 아뭏든 공익에 대한 도전과 열정이 결국 빛을 발하게 돼 정말 감격스럽다.

'코로나19' 검사 과정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 일반적으로 '코로나19' 검사라고 하면 단순히 코나 목의 점막 검체 채취라고 생각할수 있으나, 사실 검체를 채취후에 이뤄지는 훨씬 민감하고 복잡한 단계들이다. 바이러스검사는 유전자 검사의 일환으로 감염된 바이러스를 추출해 이를 검사장비를 통해 증폭시켜 바이러스 보유 여부를 알아내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때 기본장비 이외에도 음압시설과 생물학적안전상자 등에 대해 업무를 정밀하고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전문검사 인력도 필요하다.

과거 경험과 지식에 의존해왔던 진료영역은 이미 영상이나 진단검사의 기본적인 의료정보를 기반으로 진단 및 치료하는 방식의 의료시장으로 변화했다. 저희 대우병원의 진단검사학과는 우수검사실 인증평가를 통해 최신 진단검사 시설과 전문인력으로 최고 수준을 갖추었다고 자부한다.

최근 확산중인 거제지역 ‘코로자19’ 에 대해 조언한다면

-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당장 음성이 나왔다고 안심해서는 안된다. 최근들어 음성 판정을 받고 상당한 시일이 지나 확진되는 경우도 꽤 있다. 따라서 방역지침에 따른 자가격리 등 수칙을 잘 준수해야 한다. 모든 시민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조금이라도 미심쩍으면 조기에 검사를 받는다면 이번 확산세는 조만간 잦아들것으로 본다.

(프로필) 부산대 의대 졸, 부산대병원 인턴, 진단검사의학과 레지던트 수료, 부산대학교 대학원 박사, 아주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진료조교수 / 2011년 3월1일 대우병원 입사, 2012년 8월27일~현재. 감염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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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